기획 배우기/5분 스터디

[기획자의 하드웨어 5분 스터디] #033. RMA와 EOL 기획 - 기기를 파는 것보다 '잘 없애는 것'이 실력

쥰채 2026. 5. 27. 18:23

💡 하드웨어와 AI 도메인으로 시야를 넓혀가는 서비스 기획자의 5분 스터디 기록입니다.

 

[개념] 

앱 서비스는 고객이 '앱이 안 켜져요'하면 버그를 고쳐서 업데이트하면 되지만, 물리적인 기기는 고장이 나면 회수하고 고쳐서 다시 보내주는 복잡한 물류 과정이 발생하게 된다. 기기의 생애 주기가 끝날 때 기획자가 알아야 할 두 가지 핵심 용어이다.

RMA(Return Merchandise Authorization, 반품/수리 권한)
고객이 고장 난 기기를 본사로 보내 수리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환 받는 일련의 AS 물류 프로세스를 말한다.

EOL(End of Life, 제품 수명 종료)
'이 제품은 너무 오래되어서 더 이상 만들지도 않고, 수리용 부품도 없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안 해줍니다'라고 선언하는 단종 단계를 말한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타다가 고장 나서 공식 서비스 센터에 입고 시키는 것이 RMA이고, 15년 이상 된 구형 모델이라 제조사에서 더 이상 순정 부품을 생산하지 않고 네비게이션 업데이트도 끊어버려, 결국 폐차하고 새 차를 사게 만드는 것이 EOL이다.

 

[최신 트렌드]

ESG와 리퍼비시(Refurbish)의 결합
예전에는 RMA로 회수된 고장 난 카메라를 그냥 버렸다. 요즘은 쓸만한 부품(렌즈, 보드 등)을 재조립하고 케이스만 새 것으로 갈아끼운 '리퍼 제품'을 만든다. 이 리퍼 제품은 #022에서 다루었던 '구독형 무상 렌탈 기기'로 투입되어 원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는 효자가 될 수 있다.

하드웨어는 멀쩡한데 소프트웨어를 단종시킨다?(SW EOL)
기기가 튼튼해서 10년을 써도 고장이 안 나면 회사는 신제품을 팔 수 없다. 그래서 회사들은 예를 들어 '내년부터 1세대 카메라는 보안 취약점 때문에 더 이상 클라우드 연동 앱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해 버린다. 자연스럽게 (혹은 반 강제로) 신제품 교체를 유도하는 고도의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인사이트] 

이 도메인에서 AS 정책을 짤 때는 철저하게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상품기획과 나누어져있지 않다면, 서비스 기획자로서 하드웨어의 다양한 비용 발생과 현실 속 물리적 제약을 고민하고 최적의 해답을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드웨어 서비스 기획의 진짜 마무리는 예쁜 패키징 박스가 아니라, '고장 났을 때 비용을 최소화하는 물류(RMA)와 우아하게 제품을 죽이면서 신제품을 파는 전략(EOL)'에 있다. 

RMA는 곧 '비용 방어선' (수리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
우리가 기획한 하드웨어 제품이 원가 3만 원짜리 저렴한 기기라고 가정해 보자. 이 기기가 고장났을 때, 고객센터에서 택배로 수거하고 엔지니어가 뜯어서 고치고 다시 보내는 인건비와 물류비가 4만 원이 넘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고장 시 무조건 새 제품(혹은 리퍼 제품) 즉시 발송, 기존 기기는 고객이 직접 폐기' 라는 정책을 기획하는 것이 회사 비용도 아끼고 고객의 AS 만족도도 높이는 비결이다. 단, 고장 기기인지 확인하는 단계는 있어야 AS 정책을 남용하는 사례가 많아지지 않을 것이다.

고객이 분노하지 않는 우아한 EOL 시나리오
아무런 예고 없이 내일부터 AS를 안 해준다고 하면 고객들은 분노하고 이탈한다. 기획자는 제품 출시 때부터 '언제 단종 시킬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세대 단종 6개월 전 미리 공지 → 1세대 보유 고객 한정 2세대 기기 반값 보상 판매(Trade-in) 프로모션 알림 → 자연스러운 신제품으로의 이주(Migration)

이처럼 기존 고객을 우리 생태계에 계속 가둬두는 락인(Lock-in) 시나리오가 EOL 기획의 핵심이다.